무엇이 '상생'인가..재래시장 상인들의 눈물

최일구 igchoi@imbc.com 2010. 11. 1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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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이번 주에도 최일구 앵커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어디 다녀오셨나요?

◀ANC▶

대형 유통업체들이 골목 상권을 파고들고 있는 서울 정릉동 시장 일대 다녀왔습니다.

◀ANC▶

그 대형 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영업 전략은 아닐까 하는데요.

◀ANC▶

물론 그렇죠. 그러나 이 고래싸움 속에 또 뒷북 울리는 관련 법 속에 영세 상인들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고 온 것, 그것은 서민층의 붕괴 현장이었습니다.

◀ANC▶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정릉시장입니다.

취재팀이 도착한 시간은

5시 30분.

한창 붐벼야할 시간임에도

시장은 한산했습니다.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SYN▶ 최일구

"요새 어떠세요, 경기가?"

◀SYN▶ 임양심(56세)/생선가게 운영

"요새 안되는 편이죠.

지금은 반 정도 밖에 안팔려요.

예전에 파는 것보다."

◀SYN▶ 최일구

"아주머니는 순대 파시네요."

◀SYN▶ 최금자(62세)/순대가게 운영

"순대 파는데 대형마트가 들어서가지고

너무 너무 장사가 안돼요.

사람이 없어요. 재래시장이라는데는

사람이 왔다갔다 모여야 하는데."

◀SYN▶ 박옥순(72세)/건어물가게 운영

"(대형마트) 저게 생기고는

다 저쪽으로 빠져."

비슷한 시간, 3백여 미터 떨어져 있는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SYN▶ 최일구

"상인분들 중에 가게를 내놓은 분들이

몇 분정도나 되요?"

◀SYN▶ 정진숙(52세)/건어물가게 운영

"몇 개 말고는 다 내놨다고...

밤도 많이 까놓고. 손가락이 아파도

이렇게 하고 파는데 손님들이

이런 거 모르고. 보면은

진공한 거, 싼 거 그런 게

좋은 줄 알아 마트께."

갑자기 격양된 목소리로 끼어드신

할머니가 계셨는데요.

◀SYN▶ 문순자(63세)

"내가 닭장사 23년 하다가

다 때려치우고...다 치우고...

지금 여기가, 시장이 하나마트 때문에

아무것도 안 돼.

내가 닭장사 23년 하다가도

다 때려치우고 다치고.

지금 왜 저거를 허가를 내줘,

시민이 먹고 살 것이 없는데.

여기가 어디라고

허가를 내주냐고, 정부에서!

국회를 가서 때려 부셔버리던지 해야지.

일을 내버려야해.

생선이 팔려 뭐가 팔려, 여기가.

다 때려치웠는데...여기다가

마이크 대지 말고 거기 가서 들여 대."

◀SYN▶ 최일구

"국회의원들은 요새 자주 안 옵니까?

선거철 되면 자주 오잖아요."

◀SYN▶ 문순자

"그-들 맨날 와서 안녕하세요?

선거철만 그러지 소용이 없어.

우리나라는 근성이 다...

끝나면 다 소용 없고.

그런 거 허가를 내주는 놈 자체가

다 틀려 버렸어."

◀SYN▶ 박은호(46세)/시장 내 마트 운영

"그 전에는 상인들이 사이좋게

나눠먹었단 말이에요. 야채끼리도

조금 조금씩 나눠먹었는데.

매출이 반으로 떨어지니까

옆에 사람들하고 경쟁하고 싸우고

그러면서 인심이 나빠지는 거에요,

시장자체가.

아까 그분 같은 경우

박스 주으러 다녀요.

(상생법이) 작년에 통과되었으면

중소상인들 몇 십만 명이 먹고 살았어요.

이게 일 년 늦어지는 바람에

몇 십만 명이 죽어나가는 거예요.

이 상황에서 저기 위에

대형마트 또 들어온다고 하죠.

지금 저기 위에 상가 같은 경우도

그 사람들이 왜 불침번을 서냐.

대기업들이 밤에도 몰래 와서

공사한다고요."

소상인들이 불침번을 서고 있다는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SYN▶ 이우창(39세)/상가 내 마트 운영

"아직까지 상생법이 통과될 때까지

마음을 놓고 있으면 안되니까.

상가 안에는 떡집도 있고 빵집도 있고

유사업종이 다른 업종들이 많은데.

빵도 팔고 떡도 팔고 상가 전체를

죽이는 꼴이 되는 거거든요."

◀SYN▶ 최일구

"아주머니는 무슨 일을 하고 계십니까?"

◀SYN▶ 김경숙(50세)/상가 3층 정육점 운영

"3층에서 마트 내 정육점을 하고 있는데

조그맣게 하고 있는데 정말 안돼요.

다섯 식구 먹고살아야 하는데...

할 말이 없어요..."

◀SYN▶ 최일구

"지금도 장사가 안 된다는

그런 말씀인가요?"

◀SYN▶ 김경숙

"아 저희 애가 셋이나 돼요.

대학생 둘에 고삼 수능도 봐야하는데...

한번을 같이 밥을 못 먹었어요.

몇 년 동안. 너무 힘들어요...(울먹)"

"아 저는 이런 게 안 들어왔으면...

생활이라도 하게끔...

더이상 욕심안부려요. 식구 걱정안하고

밥먹는 거 외에는 걱정 안하니깐."

훈훈한 시장 인심이 이대로

사라져가야 하는 것인지,

상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습니다.

(최일구 igchoi@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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