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 일본서 폐기된 오토바이, 한국서 정품 둔갑
<8뉴스>
<앵커>
일본에서 폐기처분된 고물 오토바이가 국내로 들어와 은밀하게 개조된 뒤 마치 정품인 것처럼 팔리고 있습니다. 값도 터무니없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기동취재, 이한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적이 뜸한 서울 근교의 한 창고 안에 일제 오토바이 백여 대가 늘어서 있습니다.
사고로 심하게 부서져 절반 정도는 현지에서 폐차 처리된 것이지만 모두 중고 오토바이로 신고해 들여온 것들입니다.
서울 근교의 또 다른 창고입니다.
부서지거나 녹슨 오토바이 백 여대와 함께 오토바이에서 떼어낸 부품들이 가득합니다.
한쪽에선 이런 부품들을 짜집기해 정품처럼 조립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수리업자 : 두 대나 석 대 가지고 한 대를 만드려고 생각하니까 폐차된 거나 사고차들 무작위로 싣고 들여오는 거죠.]
위험하다는 건 업자들도 잘 압니다.
[수리업자 : 내 아들이 어디가서 검증되지 않은 오토바이를 사 가지고 온다고 하면 가만 놔두겠어요.가만 안 놔두지.]
그런데도 이륜차 등록이 가능하도록 제원관리번호가 적힌 차체는 다른 오토바이 것을 도용하고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한 배출가스와 안전성 검사는 아예 서류를 위조합니다.
실제로 서류를 위조해 준 혐의로 지자체 공무원들이 지난달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10만 원도 채 안주고 들여온 폐차된 오토바이는 불법 개조를 거친 뒤 인터넷이나 일부 가게에서 수십만 원에서 최고 천만 원대까지 받고 팔립니다.
[유통업자 : 소비자들은 폐치인 지 모르죠. 일반 업자들이 갖고와서 손을 대니까.]
정부 당국은 수입간소화 정책 이후 사전검사가 없어져 폐차된 오토바이가 정품으로 불법조립되는 걸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관세청 같은 데서 수입이 안 되도록 막아줘야 하는 건데, 그냥 무조건 다 통과를 시켜버린다고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시중에 버젓이 유통된 불량 오토바이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한석 lucasi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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